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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예능, 요즘 골 때리는 그녀들이 인기가 있지만 이 영화 정말 속된 말로 골 때리는 영화에요. 그냥 무턱대고 대략적인 줄거리만 보고 봤다가 마지막에 정말 허무함을 안겨준 영화가 바로 마더!에요. 동명의 봉준호 감독 영화 마더와 구별을 짓기 위해서 느낌표를 일부러 넣은 줄 알았더니 그런게 아니라 원래 원제목 자체가 Mother!더군요. 영화 마더!는 2017년 10월에 개봉해서 최종 관객수 5만명 정도 동원한 영화에요. 수입가가 얼마인지 몰라도 극장 매출이래봐야 4억정도 되나요. 한국에서는 본전이라도 뽑았는지 모르겠어요.

 

 

이 영화는 제가 사전 지식 전혀 없이 봤다가 낭패를 본 영화에요. 이 영화는 사전에 미리 좀 알고 가야 하더라고요. 저는 반전영화 스릴러 내지 미스터리 공포 영화인줄 알고 봤다가 마지막 순간에 아무런 해석도 없고 정리도 없어서 적잖이 당황했네요. 차라리 미리 줄거리나 결말을 알고 봤다면 오히려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이 영화를 아직 안 보신분들은 아래 내용 알고 보세요. 그래야 하나하나 견주어가면서 오히려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영화 연출이 미국 출신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에요. 더 레슬러, 블랙 스완, 노아 등을 연출했어요. 기독교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감독인가 봐요. 이 영화 마더!가 바로 창세기 및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영화라고 알고 보면 그나마 이해가 되고 좀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이 사실을 모르고 보면 도대체 뭐야?라고 영화 다 끝나고 나면 반문을 하게 되고 아무런 답도 못 얻은채 끝나버리죠. 하지만 미리 배경이나 소재를 알고 본다면 결말 부분에 가서 이해가 되죠.

 

 

이 영화는 성경에 나오는 여러가지 인물이나 상황을 비유적으로 만든 영화에요. 여러가지 해석이 존재하겠지만 가장 손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바로 아래 사항이에요. 아래 내용을 알고 영화를 보셔야 저처럼 마지막에 황당하지 않아요. 최소한 아래 내용만 알고 보셔도 그래도 제법 볼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영화 보면서 이걸 유추하라고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게 되죠.

 

엄마(제니퍼로렌스) : 대자연
아빠(하비에르 바르뎀) : 하나님
남자(에드 해리스) : 아담
여자(미셸 파이퍼) : 이브
남자와 여자의 두 아들 : 가인과 아벨
엄마와 아빠의 아기 : 예수님

집 : 지구

 

그러니까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창조한 후에 인간이 타락을 하고 최초의 살인, 노아의 홍수, 예수님의 탄생, 불의 심판까지를 한 집에서 살아가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그 집을 방문한 남자, 여자 및 수많은 사람들을 비유로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엄마와 아빠는 한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집에 색을 칠하고 보수를 하면서 집을 완성해나가고 있고, 아빠는 시를 쓰지만 요즘 작품 활동이 잘 안됩니다. 그러다가 한 남자가 찾아옵니다. 그런 그를 엄마는 탐탁치 않게 생각하지만 아빠는 기분 좋게 그를 집에 들이면서 굉장히 잘 해줍니다. 뒤이어 남자의 아내가 들어오게 됩니다. 이 과정이 하나님이 천지 즉 대자연을 창조한 후에 아담을 만들고 이브를 만들어 그들에게 에덴동산을 내주고 지구를 정복하라라는 것에 빗댄 장면입니다.

 

여기서 엄마는 대자연 혹은 우주를 상징한다고 봅니다. 굳이 하나님이 자신이 창조한 대자연 혹은 우주와 살아갈 수 있지만 뭔가 다른 것을 더 필요로 한 것이죠. 대자연 입장에서는 충분히 질투나 당혹감을 드러낼 수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그렇게 4명이서 살던 와중에 남자/여자의 두 아들이 이 집을 방문하게 되고 여차저차해서 곧바로 형이 아우를 죽여버립니다. 최초의 살인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과정이 가인과 아벨 이야기에서 가인이 아벨을 죽인 것을 빗댄 거죠. 이후 수도관이 터지면서 물난리가 나는 것은 노아의 홍수를 빗댄 장면이고요. 그리고 이후 아빠는 미친 듯이 새로운 영감으로 작품을 쓰게 되고 그 작품을 읽은 사람들이 대거 이 집에 몰려오게 됩니다.

 

엄마는 배가 불러오고 곧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어수선하기 그지 없습니다. 더구나 이제는 그 사람들이 아빠를 추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싸우고 죽이고 난리도 아닙니다. 이 상황이 노아의 홍수 직후 부터 인간들이 다시 타락을 해서 기독교, 이슬람교로 나누어지고 서로의 신을 섬기면서 대립하는 장면을 보여준 거죠.

 

결국 엄마는 아기를 낳게 되고 잠시 평화가 찾아오는 듯 합니다. 하지만 아기를 사람들이 데려가버리고 심지어는 죽이고 그 육체를 먹기까지 합니다. 이 부분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내 피와 살로 죄사함을 받는다는 그 이야기를 그린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 속에서는 상당히 괴기하게 보입니다. 이후 엄마는 이성을 잃게 되고 사람들을 죽이고, 사람들은 엄마를 짓밟고 때립니다. 결국 엄마는 최후의 수단으로 지하에 있는 기름탱크에 불을 질러버리고 온 집안은 불에 타면서 거기를 방문했던 인간들이 몰살을 하게 됩니다.

 

아빠는 불에 탄 엄마를 침대로 데려가서는 그녀의 심장 속에 있는 보석을 꺼내 다시 새로운 집을 창조하게 되고 영화 마지막 장면에는 다시 깨끗하게 복구가 된 그 집의 침대에서 다른 얼굴을 한 여인이 깨어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성경을 전혀 모르는 분들은 다 보고나면, '도대체, 이 영화 뭐야?'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미스테리 스릴러 반전 영화 같지만 결국 반전도 없고, 해결책도 없습니다. 그냥 발단 전개 절정 결말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성경을 소재로 했다는 것을 알고 본다면, 이 영화의 흐름을 이해할 수는 있겠습니다. 물론 그리 기분 좋은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이 성경에 있는 소재와 이야기를 모티브로 따와서 이렇게까지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 맑이에요.

 

감독의 상상력이나 작가적 능력은 대단합니다만, 굳이 하지 말아도 될 일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의 상영시간이 2시간 정도 됩니다. 중간 중간 지루한 구간도 있고 말이에요. 마지막 반전이나 해결책이 없다보니 다 보고나면 중간 중간 지루했던 그 시간들에 대한 피해의식까지 생깁니다.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입니다. 다 보고나서 창작의 신선함보다는 "굳이.." 라는 푸념이 나오게 만드는 영화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보고 싶다면 위 여러가지 비유를 알고 보세요. 그래야 영화가 끝나고 허탈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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